내게 있던 것?
오직 사랑이지.
존재의 모든 진실이 그림자 없이 밝혀진 지금 시간.
내 행복과 너희의 절멸을 어떻게 등가의 가치로 놓을 수 있을까.
아서는 생각한다.
이곳에 무엇이 있기에 클레이오는 저토록 애절할까?
"네가 나를 구하고 싶어 하는 만큼, 나 역시 널 구하고 싶었어, 레이."
그것을 모르는 그이의 순수까지도, 나는 좋았다.
그건 나도 순수했기 때문에.
너는 우울하면서도 다정한 아이라서, 사람의 생애를 세계의 도구로 갈음하는 신의 행태도, 네 이름을 역사의 기록에 남겨버린 부모의 집착도 비난하지 않았다.
단지 죽고 싶어 했을 뿐이지.
더 이상은 역사의 이름을 가지지 않고, 신의 대리인도 아니게 된 한 사람을.